
"블라인드 박스인가요...꽤나 흥미로운 발상이네요. 열어봐도 괜찮을까요?" -물론이지. 특별히 좋은 물건은 아니지만 "물품의 가치를 신경쓸 거라고 생각하시는 건가요? 지휘관님이 준 선물이라면, 저는 어떤 것이든 진지하게 받을 겁니다" 크롬은 신중하게 포장지를 열자 안에서 여름의 대삼각형(*별자리) 모양이 새겨진 브로치가 드러났다. 별 부분에는 하늘색의 수정이 박혀있었다. -크롬에게 잘 어울리겠네 크롬은 브로치를 손에 쥐고, 그 하늘색 수정의 별 부분을 잠시동안 만지작거렸다. "지휘관이라면, 이 빛나는 명성처럼 나아갈 방향을 지시해야만 하죠" "이건 분명 지휘관님께도 어울릴 겁니다. 제게 있어, 당신은 이 별처럼 의지되는 존재입니다." "......실례하겠습니다" 그렇게 말하고는 크롬이 이쪽에 다가와, 내..

"하암...그래서, 나를 깨운 이유가......뭐였더라?" 초점이 맞지 않는 졸린 듯한 눈으로 반즈가 하품을 했다. 아직 완전히 눈을 뜬 건 아닌 것 같다. -칠석이라서 이걸 반즈한테 주고 싶었어 "블라인드 박스? 아아, 너도 내용물이 뭔진 모른다고 했었던가" 반즈가 선물을 건네받고 천천히 그것을 열었다. 아직 몽롱해보이지만, 포장지를 제대로 접은 뒤 베개 밑에 집어넣고 있다. "어......책? 「만성수면부족인 당신에게──별자리의 자기장으로 건강을 되찾자」?" "어어......정말로 내용물이 뭔지 몰랐던 거야?" 반즈는 그렇게 말하며 팔랑팔랑 페이지를 넘겼다. 하지만 갑자기 그의 눈이 번쩍 뜨이더니 엄청난 기세로 그 책을 읽기 시작했다. "잠깐, 이 책 의외로 도움될지도 몰라. 어디보자, 수면에 가장 ..

블라인드 박스를 건네주자, 카무는 포장지를 뜯어낸 뒤 펜던트를 꺼냈다. 펜던트는 데포르메된 금속의 새모양이었다. 카무에게 까치 펜던트의 의미와, 칠석의 전설을 설명했다. "너, 이렇게 귀찮은 이야기가 취향이냐?" "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1년이나 기다려야 한다니 멍청하긴. 나를 만나고 싶다면 최단시간 내에 내 눈앞에 나타나라고" "......뭐야 그 얼굴은" -최근 바빠서 별로 만나지 못했었네 "나는 두 번 너를 만나러 갔었어. 바빠보여서 말 걸진 않았지만" -?! -뭔가......미안...... "뭐야? 야, 이상하게 생각하지마! 만나고 싶으면 언제든 만날 수 있어서 그랬던 거라고" "한가하다면 요전번에 너한테 먹여주려고 생각했던 가게에 데려가줄게" "분명...가게는 저쪽이었어. 꾸물대지마, 빨리 가자고!"

"블라인드 박스? 아아, 가챠라는 거지. 그럼, 지휘관도 내용물이 뭔지 모른다는 거네?" -맞아 "헤에~ 그건 기대되네. 대체 뭐가 들어있으려나?" 카무이가 기분 좋게 포장지를 떼어내자 그곳에서 상자의 모서리가 튀어나왔다. "왓, PST5000!! 발매된지 얼마 안된 휴대용 게임기야! 나, 몇 번이나 신청했는데 구매자격을 얻지 못했거든! 잠깐, 잠깐, 지~휘~관~!" 카무이의 눈이 반짝이는 것을 보면 그가 정말로 이걸 원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. 하지만, 설마 동호회가 이렇게 얻기 어려운 게임기를 여기에 넣을 거라고는... 다음 순간, 카무이의 얼굴이 굳었다──PST 5000 상자 안에는 게임기가 아니라, 또 다른 상자가 들어 있었다. 그의 표정이 곧바로 흐려지며 상자를 바라보다가, 다시 팟하고 미소를..

"아하하, 과연 공중정원의 사람이 준비한 선물이구나. 너도 평소에 이런 걸 읽는 거니?" -뭐가 들어있었는데? 상자의 내용물을 보려고 롤랑에게 한 발짝 다가갔지만 그는 바로 몸을 뒤로 뺐다. 그 후로도 롤랑은 책을 팔랑팔랑 넘기며 쿡쿡거리며 계속 웃고 있었다. -대체 뭐야? 보여줬으면 하는데 "그렇게 알고 싶니? 그럼 내가 낭독해줄게" 롤랑은 손을 한 손에 들고, 다른 한손으로는 갑자기 내 손을 잡더니 물끄러미 바라보기 시작했다. "「손금 봐줄게, 보는 거 잘하거든」이라고, 상대방의 손을 부드럽게 만지며 설명하면, 상대방은 두근거릴 겁니다" 롤랑이 읽어준 것을 듣고 할 말을 잃었다. 그는 다시 페이지를 넘기더니, 웃음을 참으며 짐짓 감동했다는 듯한 오버액션을 보여줬다. "「당신은 멋지니까, 오늘도 분명 ..

블라인드 박스를 건네주자 너무나도 예상외였던 듯, 그는 경악한 표정으로 한순간 굳고 말았다. "일부러 여기까지 온 게, 이걸 건네주기 위해서였나?" "아무리 그래도 고작 이런 걸로...무슨 긴급 사태라고 생각했다만..." 그는 물끄러미 수 초간 응시한 뒤에, 각오하는 듯 한숨을 쉬고 상자를 열기 시작했다. 내용물은 목제 오르골이었다. 와타나베가 태엽을 돌리자 별과 같은 동요가 또롱또롱 울려 퍼진다. "이런 건......몇 년만에 보는 건지. 오아시스의 어린이들이 좋아하겠군" "그런가. 그 녀석들이 오늘 왠지 모르게 빈번하게 신화나 하늘 이야기에 열중한다 싶었더니, 어디선가 칠석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던 모양이지" -이야기를 들려줘, 옆에서 맞장구 쳐줄 테니까 "흥...그렇게까지 말한다면 간이 극장을 준비해..

"...칠석 선물...칠석이라고?" -칠석이 뭔지 알아? "응. 구룡출신 사람들을 몇 명이나 알고 있으니까, 그 사람들한테서 칠석 전설을 들은 적이 있어. 하지만 축하행사를 한 적은 없었어." "고마워. 설마 칠석에 선물을 보내는 풍습이 있다는 건 몰랐어서. 뭐라도 답례를 준비해뒀어야 했는데" -괜찮아, 동호회 이벤트같은 거니까. 열어 봐 노안이 고개를 끄덕이며 상자에서 꺼낸 것은 절반은 빨갛고 절반은 파란......사과였다. "잠깐 기다려, 왜 사과가 들어있지? 게다가 이 색깔......배, 백설공주?" -...동호회에서 했던 "창작공부"라는 녀석일지도... "구조체는 먹을 필요가 없으니까...하지만 모처럼 받은 선물이니, 다른 사람한테 건네주는 것도 좀 그렇겠지...그럼, 이야기에 나오는 것처럼 반반.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