티스토리 뷰

 

 

 

(1) 정비가 끝났어

 

좋은 아침이야. 이렇게 인사를 하긴 했는데, 사실 나는 어젯밤에 밤새도록 기체를 교체하느라 잠을 못잤어.

정비가 끝나자마자 바로 이 메일을 보낸 거야.

걱정하지 마, 이번 정비는 전반적으로 모두 순조로웠는데, 아마도 내가 수술 전에 의사의 지시를 엄격히 지키면서 신체를 관리한 덕분이겠지.

새로운 기체로 교체했으니 지휘관에게 더 많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거야.

만약 힘든 임무가 있을 땐 언제든 내게 연락해줘.

비록 나는 "추구된다면 반드시 응하는 원망기(소원기)"는 될 수 없지만, 지휘관이 원하는 소원이라면 얼마든지 들어줄 자신이 있어.

......

잠깐만, 무슨 후속 검사를 해야한다고 뒤에서 외치는 것 같아.

그럼 메일은 일단 여기까지만 쓰고 다른 건 다녀와서 다시 말해줄게.

 

 

 

(2) 새로운 기체

 

너희들이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무슨 핑계를 대면서 나를 몰래 따돌리는 줄 알았는데, 새로운 기체로 바꾸는 절차가 이렇게 번거로운 줄은 정말 몰랐네...

오해하지 마, 딱히 불평하려고 하는 건 아니야. 나는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할지 다 알면서도 자발적으로 이 기체로 교체받는 걸 선택했으니까.

모든 결정에는 대가가 따르고, 나는 이 결정을 후회하고 싶지 않아.

그리고, 이건 내가 항상 얻고 싶었던 힘이기도 해.

지휘관, 내가 널 위해 하고 싶은 건 단순히 너의 소원을 들어주는 것 뿐만이 아니야.

쉬운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지만, 나는 내 주변 사람들의 무거운 짐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고 싶어.

...전쟁은 피할 수 없는 것이고, 고통과 죽음이 항상 존재한다 할지라도, 내가 어떤 한 사람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는 한 그 누군가의 버팀목이 된다는 의미가 있지.

어쩌면 우리는 모두 이런 모든 비극의 탄생을 끊을 수 있는 "소원기"는 될 수 없겠지만, 적어도 나는 다른 사람들의 고통을 끊을 수 있도록 돕는 칼날이 되고 싶어.

그러니까, 앞으로는 내게 더 많이 의지해줬으면 해.

내 일과 휴식을 방해할까봐 걱정하지 않아도 돼. 널 도울 수 있다면, 나는 내 수면시간을 약간 "희생"해도 괜찮아.

너희들이 오늘 작은 축하파티를 준비한 것도 다 알고 있어.

미안해, 그런데 지금 상황을 보면 나는 참석할 수 없을 것 같아.

하지만 오늘 이렇게 내 소원을 이룰 수 있게 된 것이 지휘관, 이게 나한테는 최고의 "환생"이라고 생각해.

나머지는 검사가 끝난 뒤에 직접 만나서 이야기해줄게.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<카페인 농축액>

 

공중정원에선 카페인 농축액이 잘 팔리는 편인데, 인간용과 구조체용 두 가지 종류가 동시에 발매되었다. 철야작업을 하며 현재의 진행상황을 파악할 수 있게 해주며, 마감시간에 쫓기는 모든 사람들에게 최고의 도우미이기도 하다.

 

 

 

댓글